소설가 김동인(1900~1951)의 이름을 따온 '동인문학상' 폐지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동인 문학상은 1955년 부터 사상계사에 의해 시작됐다. 김동인 소설가를 추념하며 국내 주요잡지에서 발표된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1편을 선정해 발표해왔다. 현재는 조선일보사가 문학상을 주최하고 있다.

이런 역사를 가진 동인 문학상은 팔봉비평문학상, 동인문학상, 노천명문학상, 모윤숙문학상, 미당문학상, 동랑희곡상과 더불어 친일 경력을 가진 문인을 기념하는 문학상으로 거론된다.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일제강점기에 김동인이 학병, 징병을 선전하는 글을 쓰고 소설을 통해 내선일체를 강조한 것은 친일반민족행위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문단에서도 친일 문학상 폐지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견작가는 "작가가 시대정신을 대변해야 하는 사회적 역할이 있음에도 해당 문학상이 주는 여러 메리트에 쉽사리 거부할 수 없었던 점이 분명 있었다"면서 "이제라도 문인들이 역사의식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작가도 동인문학상을 주관하고 있는 조선일보는 언론사로서 분별력이 있고 역사 정의에 대한 치욕을 안다면, 더 이상 친일문인기념 동인문학상을 운영하지 말라. 우리말을 가르치고 우리글을 쓰는 평론가, 대학교수, 소설가들은 국민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동인문학상 심사와 수상을 당장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족문제연구소는 31일 오후 1시부터 청년문화공간 JU 바실리오홀에서 '동인문학상(조선일보 주관) 비판 세미나-친일문인기념문학상 이대로 둘 것인가'를 개최한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동인 소설의 인물유형 변화와 제국주의 욕망의 동일화 과정', '제국과 친일의 생명정치 논리-<매일신보>에 실린 김동인의 글을 중심으로', '김동인 소설과 자리의 문제-식민지 시기 단편 소설을 중심으로'를 발제하고 참석자의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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