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
나태주 시인

"피는 물보다 진하고 피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뉴스앤북은 나태주 시인의 초청을 받아 16일 오전 공주 아트센터 고마에서 개최된 공주시 평생 학습 특성화 프로그램 2학기 과정에 참석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역화 기반의 평생학습 확대  및 마을 교육생태계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안경라 미주시인협회장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다.

서정성이 짙은 시구에 '풀꽃'은 현재 온 국민의 애독시가 됐고, 시를 쓴 나태주 시인은 '풀꽃 시인'으로 불리게 됐다.

 

◆ 마음이 그대로 잘 드러난 시가 좋은 시

이날 강의에 나선 나태주 시인은 자신을 "시골에 묻혀있는 돌멩이 같은 사람"이라고 낮춰 말했다.

나 시인은 "시는 정신이 살짝 삐딱할 때, 그 틈에서 나온다. 나쁜 생각을 하면 절대 시가 나오지 않는다"라며 "시는 비몽사몽할 때 나오는데 이것은 진리와 같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시가 나에게 오는 시점은 각성, 몽상 상태의 중간이다. 완전한 감성 상태가 아닌 이성과 감성에서 사이에서 글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나태주 시인은 컵(이성) 안에 들어있는 물(감성)을 예쁘게 담아야 한다고 말하며, 아름다운 시가 되기 위해서는 사랑스럽고 정성껏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시인은 "그 과정에서 마음을 다치지 않게 가지고 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인이라면 시에게 입힐 수 있는 옷을 여러벌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지자는 불여 호자요 호자는 불여 락자니라

나태주 시인은 공자의 논어를 필독 도서로 추천했다. 

나 시인은 "지자(知者)는 불여 호자(好者)요 호자(好者)는 불여 낙자(乐者)니라"란 구절을 써내려갔다.

진지한 표정의 그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며 "인생의 목표는 호자(好者)가 되는 것도 있지만 끝내 낙자(乐者)가 되야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생은요, 즐기는 인생이에요, 좋아해야 해요, 즐거워야 되요"라며 "배우고 익히면 기쁘지 않나요? 시읽으면 기쁩니까? 그럼 읽어야 해요 읽다가 골때리면 읽지 말아야 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인생별거 아니에요 지나고 보면 좋았던거, 잘못했던 행동도 결국 남기 마련이에요. 너한테 잘할 수 있었는데란 후회를 하면 안돼요"라며 "부디 아시기 바래요. 함께 사는사람한테 잘해야한다는 걸"이라고 전했다.

 

◆ 천둥 번개가 칠 때 다른 사람이 헛간이나 수레 밑으로 숨는다면 너는 흰 구름 밑으로 숨어라.

나태주 시인은 해당 구절을 읽으며 자신도 처음부터 이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나 시인은 "흰 구름 밑으로 숨는다는 것은 능력이 없어서 천둥 번개를 다 맞으며 바보처럼 우직하게 서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나치게 현실에 매달려서 살지 말라는 충고가 아닌가"란 자신의 해석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이 말의 핵심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열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여러분은 뜨겁게 일하고 후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나 시인은 마지막으로 “천천히, 끝까지 가서 내가 바라는 나를 만나기 바란다는 생각을 가져야해요. 이것이 제가 말하는 성공입니다"라며 "여러분은 어떤 사람을 만나길 원하십니까? 그 사람을 꼭 만나는 것이 인생의 성공, 기쁨, 행복일 것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인생이 되길 바라고 그 끝에 성공이 있길 바라요"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풀꽃 시인' 나태주가 함께하는 공주시 평생 학습 특성화 프로그램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나태주 시인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강의에서 상황에 맞는 유명인들의 말을 자연스럽게 인용하며 수강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선물했다.

2020년도 공주시 평생 학습 특성화 프로그램은 나 시인의 인문학 강의로 마무리됐다.

다음 프로그램은 오는 2021년 준비되어 있으며 이지영 주무관은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큰 행복"이라며 "아쉽게도 2020년도 프로그램은 모두 종료됐다. 내년에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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