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조언이 필요하세요? 바보들의 마을, 헤움으로 오세요.”

오늘의 BOOK PICK은 저자 류시화의 『인생 우화』다.

『인생 우화』는 두 천사를 등장시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신은 세상에 어리석은 자가 나날이 늘어나자 두 천사를 불렀다.

한 천사는 지상에 내려가 지혜로운 영혼들을 도시에 떨어뜨리는 임무를, 다른 천사는 지상에 있는 어리석은 영혼들을 전부 수거하는 일을 수행했다.

첫 번째 천사는 임무를 수행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두 번째 천사는 어느 곳을 가든 어리석은 영혼이 넘쳐나 회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루가 가득 차자 천사는 신이 있는 곳으로 향했지만 키 큰 소나무의 뾰족한 솔잎에 찔려 자루 밑이 찢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 자루 안에 있던 영혼들이 모두 쏟어졌고 세상의 모든 바보들이 한 장소에 모여 살게 됐다.

세상의 바보들이 한 장소에 모여 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 책은 17세기부터 동유럽에서 구전된 짧은 이야기들에서 소재를 빌려와 작가가 다듬은 우화들과 그 이야기들에 영감을 받아 작가 자신이 창작한 우화들로 이뤄졌다.

우화가 주는 재미와 의미를 새삼 느끼게 한다.

군더더기 없는 구성과 담백한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지만 어느덧 우화 속 주인공들의 모습이 영화 속 인물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야기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우리가 자랑하는 삶의 이면을 거울 비추듯 보여 준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순수함, 어리석음, 그리고 논리적인 비논리 속에 우리가 사는 사회를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어처구니없는 전개의 어처구니없음을 잃지 않도록 끝까지 정성스럽게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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