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완산구에는 독립서점 '에이커(AK-ER)북스토어'가 있다.
4층 건물의 계단을 차곡차곡 밟고 올라가다 보면 가정집을 연상케하는 푸근한 느낌의 입구가 보인다.

'에이커북스토어'는 과거 에이커매거진을 운영하던 이명규 대표가 차린 서점으로, 에이커(AK-ER)는 악어(AKER)를 알파벳으로 쓴 이름이다. 악어는 매거진을 만들던 멤버가 자주 그리던 캐릭터였다. 악어를 의미하는 AKER였지만 사람들이 에이커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에이커북스토어'가 완성됐다.

매거진을 만들면서 독립출판물에 알게 되고, 그 매력에 푹 빠진 이 대표는 서점을 독립출판물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큰 출판사에서 기획하고 세련되게 다듬어진 것과 달리 독립출판물은 투박하면서 소박하고, 각각의 개성이 살아있다는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제목부터 표지, 내용까지 하나하나 살펴보면 '이렇게 색다를수 있을까?'라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받게 된다. 입구에 조그맣게 마련된 굿즈 상품들도 눈길을 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 다양한 문학행사와 독서모임들을 활발하게 운영했지만 지금은 1건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책을 보러 오는 손님조차 뜨문뜨문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우연히 찾은 이 서점에서 오래전부터 찾던 책을 발견하고 행복해하는 손님들에게 희망과 보람을 얻는다.

"일반 대형서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책들이 저희 서점에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당연히 절판되거나 사라진 줄 알았던 책을 여기서 발견한 손님들은 보물을 발견하듯 기뻐하시죠. 그럴때 보람을 느낍니다"

'도전'이라는 계단을 계속 밟아온 이 대표의 이번 도전은 '출간'이다. 기자의 요청에 완성본으로 다시 태어날 수정본을 서슴없이 보여줬다. 거침없이 쓴 필체와 솔직담백한 일상의 모습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프고 고통스러운 시간부터, 설레이고 가슴 벅찬던 순간까지. 서점과 함께한 시간들이 모두 담겨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힘들고 신경쓸일도 분명히 있습니다. 오래도록 이 자리에서 계속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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