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터뷰]"새로운 공주를 풀어내다" 김홍정 작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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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터뷰]"새로운 공주를 풀어내다" 김홍정 작가를 만나다
  • 송영두 기자
  • 승인 2020.09.13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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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에서 자란 소년시절 그린 '호서극장' 출간
6.25 전쟁 이후 격동기와 근현대사 모습 담아

뉴스앤북'은 매주 시집, 소설, 산문 등 신간을 발매한 작가들을 만나 그들이 가진 독특한 창작 세계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소소하면서 진지한 작가와의 대담 속에서 그들의 눈으로 본 세상을 뉴스앤북이 독자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뉴스앤북과 함께 분야와 지역을 넘어 다양한 책과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김홍정 작가
김홍정 작가

공주 풀꽃문학관 앞에 위치한 풀꽃카페에서 뉴스앤북이 김홍정 작가를 만났다.

김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풀어내며 푸근하면서도 넉넉한 미소를 보였다.

소설은 현실의 한계를 철두철미하게 파헤치고 뿌리치고 고발하면서도 발전을 지향한다고 말한 그.

공주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 가보자.

Q.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서극장' 출간하신 뒤 어떤 마음을 가지셨나요?

A. 먼저 호서극장을 출간해 ‘너무 기쁘다‘란 생각이 들어요. 작가가 이야기를 펼쳐갈 때 기본적으로 자신이 살아온 삶을 부정할 수 없죠. 실제 살았던 지역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표현해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행복한 일입니다. 호서극장은 제 소설이기도 하지만 동네사람들 모두의 것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이 이야기는 실제 사실은 아니죠. 다만 공간과 사람들의 역동적인 행동이 실제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못 읽으면 ‘이거 우리 동네 얘기네’란 생각을 할 수 있어요.

Q. 작가님의 삶이 책 안에 반영이 됐겠네요?

A. 호서극장은 실제 사건과 공주에서 나서 자라고 생활의 터전으로 소년 시절을 지낸 주인공의 삶을 통해 새로운 지역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에요. 제 과거 이야기는 아니지만 저의 삶이 들어있다고 말할 수 있죠. 제가 공주에 살아왔던 추억과 발자취가 책 곳곳에 묻어있습니다.

Q. 책 속에 공주의 근현대사, 문화를 담았다고 했는데 계기가 있나요?

A. 기본적으로 이 지역의 역사, 문화를 토대로 소설을 썼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7~80년대가 배경이죠. 일부 소설은 공간을 뛰어넘어 현대까지 옵니다. 작품 속에는 1900년 초부터 시작해 일제강점기, 6.25 전쟁 이후 격동기가 깔려있어요. 그러니 사람들이 근현대사를 넣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그 동네의 공간적인 상황을 가지고 소설을 풀어갔어요.

Q. 공간적인 상황이라뇨?

A. 호서극장만 가지고 말한다면 다른 소설들과는 다르게 공간이 중심이 되는 책이에요. 그 공간에서 사람들이 살면 저절로 사건이 만들어지죠. 특정한 사건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라 공간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을 그렸습니다. 영웅적 요소가 아닌 소박한 사람들의 삶이 들어있어요. 그들이 각각 소설의 중심인물이 되는 거죠. 이번 연작소설집을 통해 생생한 시대 묘사와 인물들의 관계, 지금은 볼 수 없는 거리의 풍경, 기억해야 할 공주의 근대 건축물, 제민천변의 옛 정취 등의 흔적을 쫓아갑니다.

Q. 중심인물 중 가장 부각된 인물이 있나요?

A. 이 소설의 배경 자체가 호서극장과 그 주변 마을이에요. 당연히 극장 관계자들이 중심이 되죠. 하나씩 등장하는 극장 사람들이 그 동네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쌓아가며 이야기를 끌어가는지가 핵심입니다. 우물풀이를 시작으로 소문, 환절기, 호서극장, 극장에는 쥐가 살고 있다, 사람들, 당산제극장으로 끝을 맺어요. 극장 관련 인물들이 일곱 꼭지의 중심이 되겠죠.

Q. 일곱 꼭지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힘들었던 점도 있나요?

A. 실제인물을 배제하는 부분이 힘들었습니다. 호서극장을 읽는 사람들이 잘못하면 진실과 허구를 판단하지 못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요. 다만 그 시절 살았던 사람들의 독특한 캐릭터들을 가져왔을 때 실제 사람과 작품속의 인물이 어떻게 구별되어 질까를 명쾌하게 구분해야죠. 그러면 독자들이 익숙한 이야기인 듯 공감하게 돼요.

Q. 독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 거네요.

A. 누구든지 그렇게 생각하죠. 글을 쓰는 사람은 나지만 가장 먼저 책을 읽는 건 독자들이에요. 작가의 의식세계를 마음껏 반영해도 독자에게 전달되는 게 아닙니다. 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많이 고민하지만 집필하는 과정에서는 철저하게 배재하고 작가의 의도성을 앞세웠어요.

Q. 작가님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책을 집필했나요?

A. 전 글을 쓸 때 영웅에 의해 이끌어 가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요. 제 대하소설 『금강』에서 1519년부터 1618년까지의 기록을 담았는데 등장하는 인물들은 낱낱이 자신의 삶을 보여주는 하나의 주인공들이죠. 한 인물이 소설 전체를 끌어가는 건 제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호서극장에서는 사람들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어요. 남에게 휩쓸려 살아가는 것 같아도 누구나 다 자기 중심적인 삶을 살고 있죠. 그런 것들이 제 소설의 기본 배경입니다.

Q. 코로나19 때문에 출판계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는데 그럼에도 책을 출간하겠다는 결심은 어떻게 내리게 된건가요?

A. 올해 2월 초 대하소설 『금강』 10권을 완간해 쉬려고 했어요.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동네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죠. 그래서 “잊고 지냈던 우리 동네 얘기를 공유해보면 어떨까?”란 생각에 출간을 서두른 감이 있습니다. 호서극장을 읽어본 몇몇 사람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줘 뿌듯해요. 뚝심을 가지고 순문학을 고집하며 출간하고 있는데 제 소설이 독자들에게 심심한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김홍정 작가
김홍정 작가

Q. 예비 독자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A. 20대 청년들은 호서극장에 나오는 세대를 겪어보지 못해 낯설 수 있어요. 가령 우물물을 먹는다는 이야기 같은 거죠. 어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증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 소문은 무성하게 존재해요. 독자들이 “소문들을 통해 말하려고 하는 핵심이 무엇일까?”란 궁금증을 가지고 읽으면 좋겠단 마음이죠. 수 없이 질문들을 던지며 책을 접한다면 저와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을 겁니다.

Q. 현재 사람들이 종이책보다 전자책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데 계속 순문학 활동을 이어갈 예정인가요?

A. 사람들이 쉽고 접근성이 좋은 전자책을 선호하는 건 당연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전자책들이 가진 한계가 있어요. 흥미 위주로 가기 때문에 문학적 순수성이 없고 난해성도 있죠. 잘 읽힌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아닙니다. 세계문학의 흐름을 보면 고전작품이라고 일컬어 질 수 있는 것들이 맥을 이어오고 있어요. 사이버 공간에서는 문체 자체가 단순해지고 쉬워지죠. 글이 조금 난해하고 진지해도 그 본질을 파고 들어가합니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종이책의 힘을 느낄 수 있어요. 잘못된 생각일 수 있지만 전 “고전으로써의 가치는 활자화 된 책 이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종이책이 가지고 있는 향수가 있죠.

Q. 사람들이 짧고 쉬운 스낵 컬처를 선호하는데 고전의 맥을 잇는다는 게 쉽진 않겠어요.

A. 옛날과자를 판매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을 고집하고 있잖아요. 그걸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죠. 대규모 공장에서 나오는 물건들의 장점도 있지만 하나의 과자, 떡, 빵에도 자신의 장인적 가치를 집어넣는 요소들이 있어요. 작가들 가운데 활자화된 책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식과 비슷하죠. 하지만 사이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작품의 세계로 끌고 온 공헌도는 인정해요. 종이책과 전자책에서 던져주는 메시지에는 차별화가 있을 뿐이죠.

Q. 그 생각이 앞으로의 작품 활동으로 이어지겠죠?

A. 호서극장 전 소설집 『창천 이야기』가 있어요. 이 작품에서도 동네를 담았죠. 창천이 베일을 벗고 구체적인 도시로 이어져 나온다는 얘기입니다. 앞으로도 지역의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에요. 지금 쓰고 있는 작품도 있고, 준비 중인 것도 있죠. 제가 사는 공주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그래서 더 애착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어요.

Q. 추천해주고 싶은 시인, 작가가 있나요?

A. 정낙추 태안문화원장을 추천하고 싶어요. 현재 시, 소설을 쓰고 있죠. 작품도 좋고 태안 지역에서 문학 활동을 한 산증인입니다. 특히 지난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선봉에 섰던 사람이에요. 그 이야기를 작품으로 옮기기도 했죠. 그의 이야기를 뉴스앤북이 담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소설을 통해 공주의 구도심을 활성화 시키고 싶은 마음도 깊어요. 현재 구도심이 황폐화되고 있죠. 이 소설이 공주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문화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찾아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에는 ‘점차 소멸되어 가는 것들을 마냥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제 바램이 담겨있죠. 감사합니다.

◆ 작가 프로필

김홍정 작가는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공주사범대학교(현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계간지『문학사랑』신인작품상(소설)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충남작가회의, 유역문학회를 통해 작품 활동을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저서로는 소설집으로 『창천이야기』와 『그 겨울의 외출』이, 장편소설로는 『의자왕 살해 사건』과 『금강』(5부, 전10권)이 있다. 그 외에 역사문화 기행서인 『이제는 금강이다』와 시집 『다시 바다보기』가 있다.

송영두 기자와 김 작가
송영두 기자와 김 작가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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