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나래를 펼치자' 코로나 잊게 만드는 장편소설 5

1.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심판'

한국 독자들이 사랑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심판'이 프랑스 문학 전문 번역가 전미연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심판'은 베르베르가 '인간' 이후 다시 한번 시도한 희곡이며, 천국에 있는 법정을 배경으로 판사 · 검사 · 변호사 · 피고인이 펼치는 설전을 유쾌하게 그려 냈다. 

 '심판'은 총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막에서는 수술 중 사망한 주인공이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천국에 도착해 변호사 · 검사 · 판사를 차례로 만난다. 제2막은 주인공의 지난 생을 돌이켜보는 절차가 진행되며, 제3막은 다음 생을 결정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2. 손원평의 '아몬드'

영화보다 강렬하고 드라마처럼 팽팽한, 완전히 새로운 소설이 나타났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로, 첫 장부터 강렬한 사건으로 시작해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흡입력 강한 작품이다.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한다.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 가족을 잃는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서로 다른 이유로 ‘괴물’이라 불리는 두 소년은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을까?

 

3. 정세랑의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의 새 장편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은 보통의 보건교사가 아니다. 복 중의 복, 일복 하나는 타고난 그녀는 직업으로 ‘보건교사’ 역할에 열심히면서 동시에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것들을 처치하고 쫓아내며, 또는 위로하는 ‘퇴마사’의 운명에도 충실히 복무한다. 여기에 사립 M고의 한문교사이자 학교 설립자의 후손인 홍인표에게 흐르는 거대한 에너지는 안은영의 활약을 돕는 필수적인 영양제 역할을 한다. 사립 M고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 안은영과 홍인표의 썸(some)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4.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1989년 '상실의 시대'로 최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은 1960년대 말 고도성장기 일본을 배경으로, 고독한 도시 한가운데에서 살아가는 청춘의 아픔과 사랑의 순간을 강렬하게 그려냈다. 독일 함부르크 공항에 막 착륙한 비행기 안에서 울린 비틀스의 '노르웨이의 숲'을 듣고, 와타나베는 오랜 세월을 거슬러 올라, 간절한 부탁과 그 부탁을 남긴 여자를 추억한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경구와 비틀스의 명상적이고 우수 어린 멜로디, 감각적인 도시 생활의 풍경과 서정적인 숲 속의 풍경, 구원받지 못한 사랑과 사랑을 통한 구원이 공존하는 스무 살의 어느 날을 떠올리게 된다.

 

5. 김연수의 '일곱해의 마지막'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후 8년 만에 펴내는 이번 장편소설은 청춘, 사랑, 역사, 개인이라는 그간의 김연수 소설의 핵심 키워드를 모두 아우르는 작품으로, 한국전쟁 이후 급격히 변한 세상 앞에 선 시인 ‘기행’의 삶을 그려낸다. 1930~40년대에 시인으로 이름을 알리다가 전쟁 후 북에서 당의 이념에 맞는 시를 쓰라는 요구를 받으며 러시아문학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는 모습에서 기행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시인 ‘백석’을 모델로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속수무책의 현실 앞에서 작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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