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성교육도서, 외설인가 교육인가 '갑론을박'
여가부 ‘배포 도서’ 논란 끝에 결국 회수된다

 

전국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여성가족부의 배포 도서에 대해 철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급기야 여가부는 논란이 좀처럼 끊이질 않자 도서 회수에 나선 모습이다. 하지만 출판업계에선 정부의 배포 도서 철회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는 31일 여성가족부의 ‘나다움 어린이 책’ 7종 회수 결정에 대한 철회를 요구했다. 출협은 출판사들의 모임인 사단법인이다. ‘나다움 어린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다양성을 존중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여성가족부가 롯데지주,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지난해 시작한 도서 보급 사업이다. 지난 10여년간 출판된 해외 도서를 중심으로 134권을 골라 도서 지원을 신청한 초등학교로 보냈다.

논란은 정치권에서도 달궈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래통합단 김병욱 의원은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중 '아기가 어떻게 태어날까'라는 책에 대해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조기 성애화 우려까지 있는 노골적 표현이 있다. 성교 자체를 ‘재미있는 일’, ‘하고 싶어지거든’ 등으로 표현했다”며 “그림을 보기가 상당히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여성과 여성이 부부로 나온 그림 등을 두고 “동성애 자체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표현한다”며 문제 삼았다. 결국 여성가족부는 다음날 “일부 도서의 문화적 수용성 관련 논란이 일고 있음을 감안해 해당 기업과 협의해 도서를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협은 성명서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도서들을 ‘부적절한’ 책으로 만든 일부 언론과 정치인에게 유감을 표한다”며 “이들의 비판을 즉각 수용해 작가, 출판사, 선정위원의 명예를 훼손한 여성가족부와 교육부에도 반성과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는 정부 권력이 개입함으로써 블랙리스트 도서들을 양산했던 전례가 있다. 이번 사태는 우리 출판인들로 하여금 블랙리스트의 어두운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A 출판업계 관계자는 “이미 여가부가 배포한 도서에 대해선 지역 사회에서도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다시금 국민의 시선에서 배포 도서에 대한 기준을 잡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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