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PICK] 세상의 모든 딸·엄마·여자를 위한 따뜻하고 날카로운 조언
[BOOK PICK] 세상의 모든 딸·엄마·여자를 위한 따뜻하고 날카로운 조언

"나도 엄마의 사랑스러운 딸이고 싶었다"

오늘의 BOOK PICK은 저자 박우란의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다.

이 책은 엄마의 감정적 소외 속에 자란 딸이 엄마가 되어 또다시 자신의 딸을 소외시키는 방식으로 되풀이되는 엄마, 딸, 여자의 완고한 심리적 결합 현상을 파헤친다.

어릴 적 엄마에게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받은 상처를 기억해 내고, 그것이 현재 엄마 역할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깨닫고, 그러고 난 다음 엄마 자신과 딸아이의 인생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때로는 날카롭게, 때론 부드럽게 이야기를 전한다.

손이 많이 가는 오빠, 남동생, 심지어 아빠(남편)라는 존재 곁에서 감정적으로 소외된 어린 딸의 외로움은 그저 소외란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엄마에게 남겨진 감정 찌꺼기들이 고스란히 딸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여성이 어린 시절에는 부모, 특히 엄마에게 맞추며 살다가 결혼해서는 남편, 아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자신을 양보하며 살아간다.

왜 엄마는 속상하거나 힘들 때, 아들이 아니라 딸에게 하소연할까? 왜 엄마는 결혼한 딸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질투를 느낄까? 왜 딸은 그런 엄마를 생각하면 미안하면서도 억울하고, 미우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들까?

엄마가 딸에게 감정적으로 집착하고 딸이 엄마의 그 집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자는 무엇보다 타인의 빈 곳을 채우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실현하는 여성 특유의 심리적 기질을 주목한다.

이때 엄마는 아들이나 남편을 타인으로 인식해서 그들의 결핍을 채워 주지만, 딸에게는 같은 여성으로서 동일시하여 오히려 요구를 한다. 딸도 마찬가지로 엄마에게 동일시해서 엄마의 감정을 자기감정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사랑을 주지 않고 요구만 하는 엄마가 미우면서도 차마 미워할 수만은 없는, 복잡한 감정이 생기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엄마와 딸은 무조건적인 사랑의 관계라는 세상의 상식부터 뒤집으라 말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여자로서 엄마의 무의식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결핍과 욕망을 의식 위로 꺼내 마주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그래야 비로소 나는 나의 엄마와 다른 엄마의 길을 걸을 수 있고, 그래야 내 딸이 어린 시절의 나와 다른 딸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엄마’의 무의식이 ‘딸’에게 극적으로 전이되는 통로인 ‘감정, 시선, 결핍, 모성, 남편’을 차례로 점검하고 나서, 여자로서,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자신을 온전히 회복하고 실현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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