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랑에 빠지면 눈앞에 있는 현실만 생각할 수 없게 된다. 필사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미래를 꿈꾸게 된다. 실현 불가능한 미래에 대해 끝없이 집착하게 된다. 이자벨과 미래를 함께하려면 현재에 발을 딛고 있어야 한다. 미래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두 사람 가운데 어느 하나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큰 부침을 겪는 순간에도 달라질 게 없다는 건 자명하다고 봐야 한다."

 

2010년 무려 200주 동안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빅 픽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2020년 신작장편소설 '오후의 이자벨'이 출간됐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뉴욕 맨해튼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호주 멜버른, 아일랜드 더블린, 몰타 섬 등지에서 지내는 한편 60여 개국을 여행하며 쌓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소설은 생생하고 치밀한 묘사, 독특하고 매력적인 인물들, 통찰력과 지성이 돋보이는 이야기, 스피디한 전개, 의표를 찌르는 반전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게 한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그의 소설은 모두 합해 15권이다.

새로운 소설을 출간할 때마다 크게 주목받았고, 모든 작품들이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빅 픽처', '모멘트', '템테이션', '더잡', '위험한 관계' 등은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오랫동안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았다. 최근에는 '오로르' 시리즈를 통해 청소년문학 작가로도 유감없는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국인 미국보다는 오히려 유럽에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고, 2006년 프랑스에서 문화공로훈장을 받았고 '빅 픽처', '데드 하트', '파리5구의 여인'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지난 10년 간 국내 토털판매부수 7위(2019년 교보문고 집계)를 차지할 만큼 국내에서의 인기도 뜨겁다.

누구나 인생의 빛이 되어줄 사랑을 만나길 갈망한다. 만남에서 희망을 찾고, 사랑하는 사람과 미래를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인생의 모든 이야기가 다 그렇지만 특히 사랑에 관한 한 늘 자신이 상상하던 대로 이야기가 펼쳐지지는 않는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더라도 함께하는 시간이 길게 이어지다보면 어느새 애틋하고 절실했던 감정은 희미해지고, 서로에게 무감각해진 가운데 권태로 이어지게 된다.

소설 속 두 사람의 만남은 파리의 어느 서점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시작된다. 첫눈에 이자벨에게 매혹된 샘은 다시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하고, 그 마음이 가닿은 듯 이자벨 역시 명함을 건네며 한번 연락하라고 한다. 샘은 베르나르 팔리시 가에 있는 이자벨의 작업실로 찾아가고 이후 일주일에 사나흘 간격으로 두 번의 만남을 이어간다. 연애경험이 많지 않은 스물한 살 청년 샘은 난생처음으로 완벽한 소통을 이룰 수 있는 사랑을 만났다는 기쁨과 함께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된다. 누구나 사랑에 빠지면 눈앞에 보이는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된다. 필사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미래를 꿈꾸게 된다. 아무리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장벽이 가로놓여 있더라도 함께하는 사랑에 대해 끝없이 집착하게 된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오후의 이자벨'에서 

저작권자 © 뉴스앤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