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담
황유담 (청주 대성고1학년)

“때로는 부당한 일을 당했다는 억울함을 놓아보내고 다시 일상의 궤도로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한다.”

다들 한 번씩은 자신의 억울함, 현실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들을 줄줄이 늘어놓은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 이러한 상황 때문에 내가 불리해지고 있다든지, 불공평한 처사로 위기에 처해 있다든지, 혹은 잘못된 정책 때문에 내가 힘들어 진다든지 말이다. 하지만 그런 토로를 하면서도 상황을 받아들이고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계속 불평만 늘어놓으며 ‘난 이러한 상황 때문에 어치피 안돼.’,‘억울하게 이렇게 되었으니 내가 아니라 사회가 변해야 하는 거야!’하는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또한 있다. 분명 몇 일 전까지는 나도 후자의 사람들 중 하나에 불과했으니까 말이다.

내가 이번에 읽은 책은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라는 책이다. 이 책은 사람의 심리를 다루고 치유하는 내용인데 무엇보다 특이한 점이 이 책에 사용된 여러 부분의 ‘은유’였다. 우리 두뇌의 가장 안쪽 부분에는 흔히 동물들도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기관인 ‘편도체’가 있다. 이 편도체는 설명 그대로 원초적인, 즉 본능만이 들어있는 곳인데 이곳에는 우리의 감정 또한 포함이 된다. 이 책에선 그 편도체를 단순한 파충류의 뇌에 빗대어 ‘머릿속 도마뱀’이라는 말로 은유적인 방법을 사용했는데, 때문에 조금 더 인상적이고 이해가 잘 됨과 동시에 ‘도마뱀’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여 편도체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형상화 시킬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 머릿속의 도마뱀인 감정을 주로 다룬다. 감정이란 우리의 생존 본능과도 직결되어있는 것이라 우리의 본능적인 부분과 한데 묶어 관리하기 때문에 이를 다루고 있는 머릿속의 도마뱀은 지능이 아주 낮을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문득문득 자신이 위험한 상황이 아님에도 두려움을 느끼고, 사소한 것에서도 화가 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물론 살아가는 가정 환경이나, 여러 요소들로 인해 이 감정들을 잘 참아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들은 감정의 지능이 높은 것이 아닌, 평소 제 스스로 도마뱀을 길들이는 방법을 무의식적으로 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부터 이 책에 나온 ‘머릿속의 도마뱀을 길들이는 방법’, 즉 우리의 감정을 길들이는 방법에 대해 요약적으로 서술하려 한다.

내머릿속도마뱀길들이기
내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먼저 저자는 첫 번째로 감정을 느끼는 대상을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공포를 느끼면 무심코 그 대상을 피하려 들고 그렇게 머릿속으로 생각하지 말자고 반복하는 말을 되새긴다. 하지만 결국 계속 맴돌아 버리는 게 우리의 머릿속이다. 이는 우리가 생각하지 말자고 하는 이미지를 언급함으로써 계속 떠오르게 되는 단순한 이유 때문인데 저자는 차라리 여기에서 ‘거부’하려 하지 말고 ‘수용’하려 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내가 나비가 무섭다고 가정해보자. 평소와 같았으면 난 나비를 경계하며 피해 다니려고 부단히 노력할 것이고 그 때문에 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르는 이미지에 나비가 더 무서워질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나비를 받아들이고 다가간다면 어떨까? 물론 바로 다가가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나비가 내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걸 인식하고 나비를 목적으로 다가가는 게 아닌 다른 곳을 목적으로 나비가 있는 곳을 다가간다면 나는 아마 적어도 나비가 신경쓰이지는 않을 거다. 이처럼 공포를 느끼는 대상을 거부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받아들이고 신경을 분산 시킨다면 우리는 공포를 최소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저자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붙잡고 있지 말라고 말한다. 우리는 앞서 말했던 것과 같이 대상을 차단하려고도 하지만, 어떨 때는 그 감정을 느끼는 일을 극복하기 위해 해결점을 찾으려 골똘히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몇몇의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할 뿐이지,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나는 현재 고등학생이지만 지금 당장 대학교 입시 제도가 미국처럼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그저 예시일 뿐이다.- 현재 입시 제도 때문에 나는 고등학교에서 많은 것을 누리지도 못하고 오로지 입시만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으며 때문에 많은 불안과 두려움이 매일마다 느껴진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교육부장관이 내 친족이라도 불가능하다. 한 가지의 제도가 수립되고 정착되려면 많은 사람들의 허가가 필요할 뿐더러 설령 정착되는 것이 예정되었다고 해도 그 시기는 아마 내가 이미 대학교를 입학한 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한참동안 이 해결될 가능성도 적고 해결되더라도 이미 지나간 것을 고민하다 대학을 그대로 놓친 것이 된다. 이처럼 저자는 해결되지도 못할 문제를 계속 붙잡고 있으면 아무것도 나아지는 게 없다고 말한다. 이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아마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며 피해왔던 것이라 생각한다. 나만 해도 그랬었으니까 말이다.

서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나아지는 게 없음에도 여러 불평들을 늘어놓는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불평들의 공유로 인해 인간관계를 쌓을 수도 있고 내 억울함을 토로함으로써 묵혀있던 감정들을 풀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리고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멈춰있진 말라’는 거다.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는게 정신건강에도 좋고, 서로 공유를 하며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우린 그 불평과 불만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언제까지고 핑계만 늘어놓으며 손을 놓는 것은 아직 덜 자란 아이들이나 하는 짓이다. 우리는 한층 성장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할 일을 우선시 하고 좀 더 시간을 가지며 천천히 문제점들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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