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브이로그] 세종 독립서점 '단비책방'편

세종의 깊은 산속에는 '단비책방'이 있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올라가게 되면 푸른 잔디가 넓게 펼쳐진 높은 층고의 전원주택이 보인다. '단비책방'을 운영하는 중년 부부는 세종에 정착하기 전 선재도에서 전원주택 생활을 시작했다. 전원주택 생활에 미리 적응해놓은 덕에 잔디를 가꾸거나, 허브를 키우고, 손님을 맞이하는 것에 능숙하다. 

'단비책방'은 8가구가 꿈으로 만든 집을 짓고 모여 살고 있다. 이곳의 사람들은 서로 닉네임을 부르며 적당한 소통을 이루고 있다. '단비책방'의 책방지기는 비를 좋아해 '단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 별명이 책방 이름으로 지어졌다. 

서점에 들어서면 높은 층고와 시원하게 뚫린 창문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 공간이지만 작지 않게 느껴지지 않은 이유이다. 벽 전체를 가득 메운 서가에는 독립출판물, 일반출판물 등이 구분돼 배치돼있다. 특히 독립출판물은 일반 대형서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책들로 눈앞에서 직접 접해볼 수 있다. 작가들이 직접 손으로 써놓은 쪽지들을 읽는 것도 소소한 재미이다. 아울러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과 창문 앞 푸른 논밭은 힐링 그 자체이다. 책방지기 단비는 수시로 서가에 변화를 주면서 손님들이 다양한 책을 접하고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단비책방의 가장 큰 특징이자 인기프로그램은 '북스테이'이다.  
'북스테이'는 1박 2일동안 단비책방에서 지내면서 영화, 책 등 문화를 접하고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책방 2층에 올라서면 작은 다락방이 마련돼있다. 이곳에는 큰 창문이 있는데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가히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코로나 때문에 잠시 멈추었지만 현재 다시 운영을 재개해 내년 3월까지 예약이 꽉 차 있다. 

단비 책방지기는 서점을 산속의 작은 책방, 작고 소중해서 나만 알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내 주위의 친한 친구한테만 몰래 알려주고 싶은 힐링공간이자 친숙한 서점을 꿈꾼다. 

그녀는 "어느 순간 단골손님들이 늘어나다보니 그들이 좋아하는 책, 주문한 책들이 많이 꽂혀있는 걸 발견했어요. 유행을 따라가지 않기로 한 초심을 다지는 마음으로 얼마 전 서가들을 많이 정리했어요. 앞으로도 유행이 아닌 취향을 반영한 서점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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