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가본 '을지로 아크앤북', 서점은 책만 파는 곳이 아니다

서울 을지로 아크앤북을 핫플레이스로 만든 '책터널'. 이선규 기자 yongdsc@newsnbook.com

서점, 이제 책만 사는 시대는 끝났다?

최근 커피를 마시면서 책도 함께 읽을 수 있는 '북카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서점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서점에서 문구를 팔고, 아기자기한 소품도 팔고, 커피숍도 운영한다.

카페나 편집숍, 서점을 따로 찾지 않고 한 공간에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아크앤북'은 서점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아크앤북' 책터널을 찍은 게시물이 1만 건을 넘었다.

단순히 '책터널' 사진 1장이 아크앤북을 핫플레이스로 만들었을까?

'아크앤북'은 근대 이전부터 신성한 혹은 상징적인 공간을 만들어내는데 쓰인 아치(Arch)에서 영감을 얻어 사람과 책, 그리고 공간의 관계와 연결을 중심으로 조성된 문화공간 플랫폼이다. 

입구부터 남다른 '아크앤북'은 대형서점의 깔끔한 이미지와는 달리 고풍스럽고 유럽의 레트로 감성을 물씬 풍긴다. 

실제로 아크앤북 인테리어는 영화 '위대한 갯츠비'를 모티프로 디자인됐으며 영화의 주 배경이 되는 1920~193년대의 화려한 아르데코 스타일을 차용했다. 

 

'아크앤북'에서 책을 검색할때는 빨간 전화박스로 들어가면 된다. 이선규 기자 yongdsc@newsnbook.com
'아크앤북'에서 책을 검색할때는 빨간 전화박스로 들어가면 된다. 이선규 기자 yongdsc@newsnbook.com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보면 타 서점과는 다소 다른 구조로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서점에 가면 분야별로 책이 나눠져 있다. 하지만 아크앤북은 4가지 테마(daily, weekend, style, inspiration)에 따른 감도 높은 큐레이팅으로 선별한 책과 굿즈를 함께 선보이고 있다. 

주제에 맞는 상품을 책과 함께 진열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낸다. 

서점에서 금기시 되는 '음식물'도 일상화돼있다.

내부 곳곳에는 식물학 카페, 태국 음식점 ‘따따블’, 태극당, 띵굴스토어 등 다양한 문화생활공간이 입점해 있다.

이를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하는 리딩 엔터인먼트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음식점도 다양하다. 초밥집, 태국 레스토랑, 프렌치 레스토랑, 피자집, 중식당, 카페, 빵집 등 아무 곳이나 들어가면 눈의 즐거움에 맛의 기쁨까지 느낄 수 있다. 

'아크앤북'을 핫플레이스로 만든 아치형의 '책터널'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명소가 됐다.

이곳은 독일의 예술서적 전문출판사 '타세'의 도서 8000권으로 이뤄져 있으며, '타센 아트북 스트리트'로 불리기도 한다. 한걸음, 한걸음 다리를 내딛을 때마다 책의 세계로 빠진 듯한 느낌을 준다. 

 

'아크앤북'은 책을 사는 곳이 아니라 책으로 휴식을 얻는 곳이다. 이선규 기자 yongdsc@newsnbook.com
'아크앤북'은 책을 사는 곳이 아니라 책으로 휴식을 얻는 곳이다. 이선규 기자 yongdsc@newsnbook.com

오프라인 서점은 온라인 서점으로 채울 수 없는 여유와 쉼이 있으며, 책 공간과의 관계와 연결을 통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아크앤북'은 단순히 책 한권을 고르고 나오는 서점이 아니라, 빌딩 숲 사이 숨겨진 오아시스와 같은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이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을지로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플랫폼으로서, 생기를 잃은 도시에 문화적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 최초로 식음 관련 편집숍을 기획하고 셀렉트 다이닝select dining이라는 개념을 만든 손창현 대표는 오프라인 서점이 사라지는 요즘, 이같은 기획을 한 이유로 "책을 사서 읽지 않아도 책을 꽂아만 놔도 지적 사고 능력이 상승한다고 한다. 전자책이 아닌 온전히 실체로서의 책의 가치는 아직까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아크앤북은 사람들에게 그걸 꼭 알리고 싶어서 만든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 29 B1F
이용시간 : 매일 10:00~22:00
문의 : 070-8822-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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