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걸 해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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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걸 해주고 있는가?
  • 고가희 기자
  • 승인 2020.07.2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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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아이'를 읽고   -청주사창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홍보팀장 최정인-

최정인
최정인

‘아이가 크면서 엄마는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 이 아이는 감정이 전혀 없고 식욕만 있는 좀비였다는 걸.’

이 책은 당신에게 묻고 있다. 당신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걸 해주고 있는가?

자신의 가족이든, 친구든, 애인이든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이루어주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나의 재산과 환경에 따라 줄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기에 스스로 줄 수 있는 것을 한정해서 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묻고 싶은건, 그러니까 이 책이 묻고 싶은 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얼만큼 해주냐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혹시라도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것을 내가 해주고 있지는 않은가이다.

다들 한 번씩은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상대방은 도와준다고 했지만 나는 그걸 원한지도 않았고 결국은 일을 망쳐버린 그런 경험들.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분명 있을 건데 상대방의 호의(?)로 내가 피해를 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상대방의 호의(?)가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한 마을에서 여자는 아이를 낳는다. 하지만 그 아이는 평범한 아이가 아닌 감정이 없고 식욕만 있는 좀비라고 여자는 생각했다. 그녀는 아이를 위해 마을 사람들의 닭이나 돼지를 훔쳐 아이에게 먹였다. 그러나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우연히 집에 있는 아이를 보게 되고, 그렇게 마을에선 두려움에 떤 사람들이 떠나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줄어들수록 먹이 또한 줄어들어 둘 다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여자는 자신의 팔과 다리를 뜯어 아이에게 준다. 결국 아이는 여자의 품에서 여자를 파먹으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말을 꺼냈다. “엄마의 살은 참 따뜻하구나,”

이 이야기만 보면 슬프다는 감정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슬픈 이야기 이면엔 우리가 알아야 할 더 슬픈 이야기가 있다. 여자는 분명 아이가 감정이 없고 식욕만 있는 좀비라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아이가 뭐라고 했는가. 자신의 엄마의 살을 ‘따뜻하다’고 표현했다. 물론 실제로 온도가 따뜻했다거나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여태 먹어온 돼지나 닭한테는 그런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걸까? 나는 어쩌면 아이는 좀비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여자의 한 순간의 판단으로 여태까지 그렇게 배워왔고 살아왔기에 좀비가 되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마지막에 자신을 위해 떠난 여자를 슬퍼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만약 여자가 아이를 좀비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면 좀 더 나은 결말이 되지 않았을까.

좀비아이
좀비아이

나는 그에 대한 문제가 앞에서 말한 문제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둘 다 불행할 수 밖에 없었다. 잘못된 사랑의 방식은 아이를 괴물로 키웠고 아이 또한 그런 잘못된 방식을 배워 자신의 어머니를 파먹었다. 만약에 여자가 아이가 먹을 것을 구해주는 것 외에 많은 것들을 아이에게 가르쳤다면 어땠을까? 감정이 없다고 판단하였어도 내 아이니까, 책도 읽어주고 같이 집 안에서 놀아주고 정서적으로 매일 아이를 아껴줬다면 어땠을까? 물론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도움을 준 이들처럼 여자도 분명 아이를 아끼는 마음에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 아닌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하는 문제다. 여자가 아무리 아이를 살릴 수 있게 먹을 것을 구해다 주어도 아이는 그것을 보고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아이에겐 굶어 죽더라도 안길 수 있는 엄마의 따뜻한 품이 필요했을 거고, 그걸 사랑이라고 느꼈을 거다.

현재에도 사랑이라고, 관심이라는 명목 아래 수많은 아이들이 가족들이 상처를 입고 있다. “내가 너를 사랑해서 하는 말이야. 이런 행동은 하면 안돼. 이런 말을 하면 안돼. 내말만 들으면 넌 잘 살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난 사랑하기 때문에 도움이라고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에게 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를까. 입장을 바꿔보자. 우리가 그토록 강조하던 입장 바꿔 생각하기 말이다. 우리는 이것을 습관화 시켜야 하고, 상대를 배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내 마음대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확정지어 버리면 도와주려는 내 마음에도 상처를 입을뿐더러 내가 도와준 상대방에게도 상처를 입힐 수 있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묻겠다. 당신은 이제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걸 들어줄 준비가 되었는가?

고가희 기자 rkgml7410@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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