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과 문명이 충돌하고 무연한 생명들이 꿈틀거리고 울부짖는다.​​​​​​"

오늘의 BOOK PICK은 저자 김훈의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이다.

이 책은 인간이 말[馬] 등에 처음 올라탄 무렵을 배경으로 상상의 세계를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 시기를 인간의 역사에서 가늠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기록이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는 역사 이전의 시대이며, 인간의 삶이 자연에서 분화하지 못하고 뒤엉켜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기록으로 전하지 않는 아득한 시간과 막막한 공간을 작가는 신화적 상상력으로 채워간다.

이야기는 세계를 인식하는 바탕과 삶을 구성하는 방식이 다른, 결코 하나로 묶일 수 없는 두 나라 초(草)와 단(旦)의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특히 소설의 중심에 두 마리의 말이 등장한다.

초승달을 향해 밤새도록 달리던 신월마 혈통의 토하와 달릴 때 핏줄이 터져 피보라를 일으키는 비혈마 혈통의 야백이다.

두 마리 말은 초와 단의 장수를 태우고 전장을 누비며 인간의 참혹하고 허망한 전쟁을 목도하고 전후의 폐허에서 조우한다.

김훈은 고대국가부터 인간이 서로 대립하고 싸웠던 폭력성의 뿌리와 공포의 근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정말 인간이 청산하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약자가 나의 고기를 강자의 먹이로 줘야만 살 수 있다면 인간이 살 수 없는 세상 아니겠느냐. 그러나 이런 문제에 대한 인간의 사유는 깊지 않다. 일상화, 제도화돼 인생은 원래 이렇다고 사람들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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