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의 하루한줄] 자연보호 첫걸음, 제로웨이스트 운동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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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영의 하루한줄] 자연보호 첫걸음, 제로웨이스트 운동이란?
  • 강선영 기자
  • 승인 2020.06.12 0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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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를 못 챙긴 날, 너무 목이 마르면 생수를 사기도 하고, 정신없을 땐 나도 모르게 물티슈에 손이 가기도 한다. 이제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쉽지만,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중요한 건 이제 조금 불편한 마음으로 쓰레기를 만든다는 거 아닐까? 좋은 일도 즐겁게 해야 오래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일상에서 쓰는 플라스틱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눈만 뜨면 ‘오늘의 쇼핑’ 목록이 펼쳐지고, 카페를 가면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을 습관처럼 쓴다. 가끔은 포장재를 시켰나 싶을 정도로 과하게 포장된 택배를 받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간은 대혼란을 겪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지구는 건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관광객이 줄어든 베네치아의 운하는 맑아져 돌고래가 포착되고, 회색 안개 속에 갇혀 있던 파리의 에펠탑도 그림 같은 모습을 되찾았다고.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에서는 뿌연 미세먼지로 가득했던 하늘이 맑아졌다. 그동안 인간이 얼마나 자연에 무지막지했는지 잠시 멈춰, 돌아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런 와중에 기후 환경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인간의 삶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코로나19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구의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이 닥치는데, 우리에게 남은 건 단 0.5도라고. 기후 변화 문제가 핵전쟁 급으로 우리에게 소리 없이 다가온 것이다.

북국곰과 펭귄이 살 곳이 사라지고, 바다거북이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끼어 고통받고 있는 장면을 보면서도 잠시 안타까운 감정이 들 뿐, 당장 플라스틱을 줄여야겠다고 마음을 먹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일상의 작은 노력을 담은 책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의 저자인 유정 씨도 그랬다.

그녀는 마치 오늘만 있고 내일은 없는 사람처럼 살아갔다. 퇴근 후 녹초가 된 몸으로 인스턴트식품과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다. 그렇게 직장인 3년차가 되자 몸에 이상이 찾아왔다. 그때 일회용품이 가득한 집 안의 모습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싱크대 위에는 빈 햇반 그릇과 삼각김밥 비닐이 널려 있었고, 현관에는 배달 음식 용기가 쌓여 통로를 막고 있었다. 일회용 컵에 뜨거운 물을 마시면 뭔가 알싸한 약품 냄새가 올라오는 듯 찝찝했지만, 텀블러나 머그잔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제로웨이스트와 맞닿은 일상에는 따뜻함이 한껏 더해졌다. 쓸수록 하얗게 변하는 소창 행주는 하루를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살림 친구가 되었고, 천연 설거지 비누는 맨손으로 설거지해도 좋을 만큼 기존 세제보다 자극적이지 않았다. 몸속에 강한 세정 성분이 들어가지 않으니 몸에도 일석이조. 욕실에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동글동글 비누들에 기분이 좋아지고, 비닐과 플라스틱이 치워진 단정한 부엌은 요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떡볶이와 김밥 등도 스테인레스 통에 담아달라고 부탁한다. 처음에는 용기 내어 말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젊은 사람이 참 생각이 좋다’며 칭찬을 듣기도 하고, 스스로 알 수 없는 뿌듯함도 느낀다고. 그녀의 작은 실천에서 지구를 생각하는 따뜻한 감성을 엿볼 수 있다. 강선영 기자 ksy@newsnbook.com

-허유정의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에서 
 

강선영 기자 ksy@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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