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언어에는 온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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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언어에는 온도가 있다
  • 전우용 기자
  • 승인 2020.05.31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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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온도' 이기주  

최정인
최정인

최정인 청주사창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홍보팀장

말이라는 것은 뱉는 순간 주워 담을 수 없다. 의도치 않게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상대방의 말을 잘못 해석해서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기분에 따라 마음과 달리 날카로운 말이 상대의 기분을 날카롭게 찌르는 경우도 생긴다.

말이 그래서 어렵다. 오해를 풀기 위해서 갖은 수단을 써 보지만 이미 다친 마음을 위로하기에는 어떤 말도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말은 추억이 된다. 사랑이 된다. 흔한 멸치볶음을 보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한다는 것은 축복이 아닌가. 음식을 통해 그리운 말을 떠올리면서 우리는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우리는 무심코 많은 말들을 내뱉는다.

‘괜찮아’ ‘그냥’ ‘응’ 이렇게 무심한 말속에 진정한 의미를 담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본다. 일에 지쳐 집에 들어간 나에게 “피곤하지?” 라는 엄마의 걱정스러운 질문에 나는 “괜찮아”라고 툭 답했다. 그렇게 툭 던진 말속에는 더 이상의 대화는 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가 있었다. 엄마는 망연한 표정을 짓고 더 이상 내게 질문을 하지 않았다. 툭 던진 말 한마디에 대화는 차가워졌다.

"언어의 온도는 몇 도일까? 언어의 온도가 몇 도일 때 거부반응이 나지 않을까? 너무 뜨거우면 사람을 놀라게 하고, 너무 차가우면 사람을 떠나게 한다."

“ 무심결에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소중한 사람이 곁을 떠났다면 '말 온도'가 너무 뜨거웠던 게 아닐까. 한두 줄 문장 때문에 누군가 마음의 문을 닫았다면 '글 온도'가 너무 차갑기 때문인지도 모를 노릇이다. 어쩌면. ”

언어의 온도
언어의 온도

 

작가는 말과 글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표정과 말투로 말했느냐에 따라 대화는 따뜻해 질 수도 있고 차가워질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친구과 고민을 이야기하며 걱정을 덜고 어떤 사람은 시 한 구절에서도 위안을 받기도 한다. 이렇듯 ‘언어’는 한순간 마음을 얼리기도 하고 마음을 녹여주고도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언어의 온도’는 저자가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런 언어가 지닌 소중함과 절실함을 이야기한 책이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각각의 이야기를 통해 언어가 주는 다양한 의미를 독자들이 편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순간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뒤숭숭하다. 세상에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서로를 불신하는 이야기가 오고 가며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다. 자신의 생각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열을 내며 마음을 자극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말이 상대방의 마음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그러나 꽁꽁 언 마음을 녹이는 언어도 있다. 위기를 극복하자는 말, 의료진에게 건네는 용기의 말, 소외된 이웃에 건네는 사랑의 말. 이들 언어가 주는 따뜻함에 사람들은 위안을 받는다.

세상이 살 만한 이유가 된다.

전우용 기자 jwy@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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