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은 매주 시집, 소설, 산문 등 신간을 발매한 작가들을 만나 그들이 가진 독특한 창작 세계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소소하면서 진지한 작가와의 대담 속에서 그들의 눈으로 본 세상을 뉴스앤북이 독자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뉴스앤북과 함께 분야와 지역을 넘어 다양한 책과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송은애 시인

"꽃들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고 꽃들의 어깨를 잠시 빌렸다"

뉴스앤북이 최근 꽃시집 '밟혀도 피는 꽃'을 출간한 송은애 시인을 만났다.

송 시인의 첫 인상은 마치 한줄기 야생화 같았다. 꽃시집을 통해 독자들에게 소소한 힐링을 전하고 싶다며 수줍게 웃는 모습은 마치 소녀같았다.

그 웃음은 긴장했던 나를 녹여냈으며 마음 안에 응어리져있던 삶의 무게도 가볍게 하는 것만 같았다.

신간 '밟혀도 피는 꽃', 불혹의 나이에 등단한 그는 여전히 청춘처럼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야생화의 이야기를 담았다.

송 시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Q. 등단하신 후 23년 동안 글을 써오셨는데 작가님에게 시는 어떤 의미인가요?

A. 제가 불혹의 나이에 등단을 했어요. 젊은 시절에는 시에 대해 큰 생각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어 시를 쓰다보니까 언제든 편안하게 시를 쓰고있죠. 나와 관계있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듯 시를 쓰고 있는데 내 시를 읽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Q. 이번에 11번째 시집 '밟혀도 피는 꽃'을 출간하게 되셨는데 야생화에 빠지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고향은 인천이지만 직장 때문에 35년 간 남편을 따라 객지 생활을 했어요. 강원도, 섬 등 다양한 곳에서 생활하다보니까 사람들과 깊게 사귈 수 없었고 이에 야생화가 눈에 들어오게 된거에요. 이 시집을 만들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스마트폰으로 야생화 사진을 찍으며 야생화에 더욱 빠지게 됐죠.

Q. '밟혀도 피는 꽃'에 수록된 꽃 사진은 직접 촬영하신 건가요?

A. 80% 이상은 직접 찍은 야생화 사진이에요. 제가 찍을 수 없었던 사진들은 주변 지인들이 보내준 사진을 사용했어요. 월간지에서 10년 넘게 취재를 하다보니까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감을 알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이 꽃 사진을 보고 칭찬을 많이 해줘서 기분이 좋았어요.

Q. '밟혀도 피는 꽃'에 80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A. 부처님의 머리를 닮아 이름이 붙여진 야생화 '불두화'가 가장 기억에 남죠. 최근 진행된 수요브런치 행사에서도 '불두화' 시를 낭송했어요.

Q. '밟혀도 피는 꽃'이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A. 꽃을 보면서 '꽃이 언제 필까', '꽃이 언제 지나', '꽃말은 뭘까'등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어요.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 알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꽃들의 사생활에는 관심이 없는거죠. 내가 그때 느끼는 감정을 통해 꽃들에게 잠시 기댄거에요. 다른 분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어려움을 잠시 내려놓고 꽃들에게 잠시 기대어 힐링했으면 좋겠어요.

Q. '밟혀도 피는 꽃'을 출판하시게 된 소감은 어떠신가요?

A. 어떤분이 저한테 '이제 죽어도 소원이 없겠네'라고 말한적이 있었어요. 꽃시집을 이렇게 출판하는 사람은 제가 처음일꺼에요. 이런 꽃시집을 출판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었는데 이번 출판이 너무 흡족해서 '또 어떤 시집을 내야될까'라는 희망이 없을 정도에요. 코로나19 때문에 우울해지고 있을때 쯤 출판사 '이든북'에서 시집을 보내줬는데 시집을 받고 마냥 기분이 좋아져 다른사람들도 기분이 좋아지길 바라며 출판을 서둘렀지요.

Q. 좋은 시상은 언제 생각나시는 건가요?

A. 평소 버스를 타고다니는데 일상 속 사물들을 보면 시상이 떠올라요. 스마트폰 앱 '밴드'에 일상의 자취를 남기듯 시를 써내고 있는거지요. 자다가도 꿈에서 시상이 생각나면 시를 써놓기도 하고 시를 쓰는게 생활화 되니까 머리 한쪽은 비워놓고 시상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Q. 좋은 시,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A. 항상 글을 마음에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를 쓰는 건 기교가 아니다. 작곡가, 예술가, 소설가 들은 '가'자를 붙이잖아요? 시 쓰는 사람들에게는 시'가'라고 안하고 사람 인(人)자를 붙여 시인이라고 불러요. 시는 순간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기 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시인들은 그 자리에서 시 한편을 뽑는줄 아는데 시인들은 항상 고뇌하고 탈고의 과정을 거쳐요. 시가 짧다보니까 사람들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거 같아요. 항상 시상을 마음에 품고 고뇌하면 좋은 글이 써진다고 생각해요.

Q.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선호하고 독서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저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젊은이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상황은 많이 안타깝죠. 시를 전자 책으로 읽으면 깊이를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시인들이 고뇌의 시간을 거쳐 만든 작품을 전자책을 통해 읽으면 머리에 남지 않는거죠. 과정의 깊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결론만 남는 현 시대의 전자책에 대한 안타까움이 너무 커요.

Q.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가님이 있나요?

A. 저는 '옥빈' 시인을 추천하고 싶어요. 지금 딱 생각이 났는데 이 시인은 중장비를 만지시는 분이에요. 볼트, 너트 등을 주제로 시를 쓰시는 분인데 생활시를 주로 쓰시거든요 자신의 일상을 시로 녹여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시인 프로필

송은애 시인은 1996년 순수문학으로 등단해 한국문인협회, 대전문인협회 회원, 월간 시사저널 ‘청풍’ 전)편집부장, 대전사랑 문고사랑 운영위원, 대전여성문학회 회장 대전문인협회 편집위원장으로 8권의 시집과 아름다운도반 2인 시집을 2권 발간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산문집 ‘고택의 문을 열다’를 발간해 독자들에게 한 발 다가서고 있다.

사물을 보는 깊이 있는 작품으로 주변문인들에게 창작의욕을 불러일으키며 문단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주로 꽃에 대한 시를 쓰지만, 생활에서 느끼는 잔잔하고 강렬한 필체는 현재 재직하고 있는 ‘대전예술’에 글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야생화를 관찰하며 시로 승화 시키고 고택은 물론 보물 이야기를 연재하고 ‘대전예술’에 절기와 월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특히 지상갤러리에 매월 4명의 작가들의 신간을 소개하고 있다.

송영두 기자 dude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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