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학부모와 함께 통합전자도서관을 통해 도서를 신청하는 학생<br>
집에서 학부모와 함께 통합전자도서관을 통해 도서를 신청하는 학생

 

이미 국내 독서율 크게 줄어들고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독서율 감소로 인한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위축된 출판업계에 대한 피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따르면 인간은 읽기를 통해 지식을 내면화하고 멀리 떨어진 지식을 연결하고, 분석하고 추론하고, 다른 사람의 관점을 취해보고 공감하게 된다. 이로써 비판적 사고와 번뜩이는 통찰은 독서를 꾸준히 해야만 나올 수 있는데, 문제는 모바일 기기로 읽는 것은 종이 매체로 읽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로 읽을 때 많은 사람이 ‘대충 읽기’를 한다. 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기보단 스크롤을 내려가며 눈에 들어오는 대로 속독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 게시판에는 긴 글에 “3줄 요약 해주세요”라는 댓글이 달리고는 한다”라며 “노르웨이의 한 심리학 연구팀은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매체에 따른 이해력의 차이에 대해 조사했다.

연구팀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사랑에 관한 단편 소설을 읽게 했다. 이때 한 집단은 종이책으로 읽고 다른 집단은 전자책으로 읽었다. 연구 결과, 종이책으로 읽은 집단은 전자책으로 읽은 집단보다 사건의 세부사항을 더 잘 기억하고 이야기 구조를 연대기 순으로 재구성하는 것도 더 잘했다. 이는 전자책으로 독서한 집단이 글을 대충 읽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나중에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문학을 가르치는 대학 현장에서도 오늘날 학생들이 과거 학생들보다 빽빽하게 복잡한 글을 더 어려워하고, 읽기는 해도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부작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종이책 독서율 감소는 인간 본연의 사고 방식에 악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이미 코로나19 등으로 위축된 출판업계의 전망 또한 어둡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자책 월정액제에 대한 우려다. 이는 K팝 시장이 음반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음악 시장 자체가 위축됐던 경험 때문이다. 현재 전자책 플랫폼 업체는 독자가 서비스 사용료를 내면 러닝개런티나 일정 사용료를 출판사에 지급한다. 교보문고는 러닝개런티를, 리디와 밀리 등은 책 한 권에 대한 사용료를 출판사에 지불하고 있다.

출판업계 이순옥 대표는 “출판사로서는 플랫폼과 서비스 계약을 맺을 경우 큰 돈이 들어와 일시적으로는 수익에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미래를 내다본다면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대표적인 이유가 책이 비교적 값싼 소비 상품으로 전락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전자책 유통업체의 힘이 비대해질 경우, 중소 출판사는 적정한 수익을 배분받지 못할 수 있고 가벼운 책만 소비되면서 전반적인 도서 콘텐츠의 질이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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