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삶은 점점 더 나아지고 있지만 식단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우리 시대의 식생활에 담긴 씁쓸하고도 달콤한 딜레마다. 몸에 해로운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것은 자유로운 현대사회에서 살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처럼 보인다. (...) 하지만 이런 자유롭고 안락한 생활방식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는 사실에 힘을 잃는다. 음식은 부족해서가 아니라 흘러넘쳐서 우리를 괴롭힌다. 속이 텅 빈 풍요다."

 

BBC 선정 올해의 음식 칼럼니스트 비 윌슨이 현대인의 식탁 뒤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낸다.

고기 아니면 채소, 탄수화물 아니면 지방, 슈퍼푸드 아니면 정크푸드. 우리는 왜, 그리고 어떻게 지금처럼 먹게 되었을까? 전작 '포크를 생각하다',  '식습관의 인문학'을 통해 세계인의 식탁과 식문화에 대한 논쟁적이고 대담한 이야기를 전해준 비 윌슨이 이번에는 ‘우리 식사의 명암’을 집중 조명한다. 세상은 부유해졌지만 매일의 식탁은 가난해진 오늘날, 우리가 정말로 무엇을 먹고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세계적 관점에서 대답하는 책이 출간됐다.

과거와는 달리 식량 부족을 호소하는 나라는 점점 줄어드는 대신, 많은 나라에서 과식과 영양부족이라는 정반대의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칼로리는 과도하게 섭취하면서도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와 단백질은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모두가 달라진 음식 때문이다.

전 세계인들은 이제 어디서든 유럽 축구를 보듯이 감자칩을 먹고, 아침에는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디저트로 플레인 요구르트를 먹는다. 비 윌슨은 우리가 먹는 음식의 양과 종류에 걸친 일련의 변화를 ‘음식 혁명’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우리가 두 세대 만에 전통적인 식단에서 세계화된 식단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면서 이 음식 혁명의 명암을 조명한다. 

음식 혁명 덕분에 우리는 언제나 신선한 식재료를 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짭짤하고 기름진 스낵, 설탕을 입힌 시리얼, 한 번도 발효된 적이 없는 ‘빵’, 다양한 빛깔의 가당 음료, 일반 요구르트보다도 설탕이 많이 들어간 ‘건강’ 요구르트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전 세계 사람들은 비만, 당뇨병, 심장병 같은 성인병으로 지구 곳곳에서 죽어가고 있다. 이것은 풍요 속의 빈곤, 말하자면 ‘아보카도 치즈 토스트’ 같은 식생활의 결과다. 비 윌슨은 잡식동물인 우리의 식사가 이렇게 망가진 원인을 조목조목 파헤친다.

저자는 오늘날 전 세계인이 마주한 식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비판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혁명에 가깝게 급속도로 그리고 광범위하게 변화한 식문화, 식산업 속 음식이 우리 몸과 생활 그리고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다양한 사례와 통계를 통해 보여준다. 인류의 식사에 일어난 이 커다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개개인의 ‘현명한 선택’을 촉구하는 동시에 사회경제적 ‘시스템’ 변화의 필요성 또한 논리적으로 제안한다. 우리의 선입견 그리고 직관을 배반하는 통찰력 가득한 이 책이 당신의 식사 그리고 당신의 인생을 바꿀 것이다. 강선영 기자 ksy@newsnbook.com

- 비 윌슨의 '식사에 대한 생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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