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              

황유담
황유담

청주 대성고등학교 1학년 황유담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동화를 각색한 잔혹 동화 라던지,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행동에 의문증을 두는 책들을. 내가 이번에 읽은 책은 동화의 관점을 바꾸어 더 심오하게 교훈을 알아내는 ‘반전 동화’라는 책이다.

여기에서는 우리가 흔히 아는 동화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각각의 주인공들의 관점을 바꾸어 새로운 교훈을 깨닿게 해준다. 하지만 이 책을 쓴 저자가 일본인이다 보니, 우리가 모르는 일본의 전래동화도 포함되어 있어 처음 들어 보는 동화들도 여럿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그 동화들의 스토리를 보고 해석을 읽어내리는 것도 새로운 이야기를 알게 되는 것 같아 재미있었던 것 같다.

토끼와 거북이, 개미와 베짱이, 벌거숭이 임금님 등 여러 가지 동화들이 있었지만 내가 초점을 맞춘 동화는 ‘학의 보은’이라는 동화이다. 이 책에서는 학의 보은을 소재로 ‘대가를 바라지 않는’즉 ‘기브 앤 기브’형식의 삶을 살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을 보고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여기에서 학은 할아버지의 선의에 보답한 것일 뿐이라고 말이다. 만약 할아버지가 대가를 바라고 학을 구해줬어도 상황과 결과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도와준 행동은 똑같고 마음만 달라진 할아버지에게 과연 학이 은혜를 갚지 않았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학은 그저 할아버지가 어떤 마음이던간에 자신을 도와준 행동에 대해 보답한 것이고 할아버지의 ‘대가를 바라지 않는 마음’에 따라 보답한 것은 아니다. 애초에 학은 할아버지의 마음을 통과해 볼 순 없지 않은가? 물론 ‘대가를 바라지 않는 마음’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도 현재 사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맞다. 다들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착한 아이’가 어느 순간 ‘호구’가 되는 모습을 말이다.

예전에 한 플래시 게임을 한 적이 있다. 2017년에 나온 ‘신뢰의 진화’라는 게임인데, 여기에서는 ‘동전 게임’을 통해 우리의 신뢰에 대한 원리 등을 다루고 있다. ‘동전 게임’이란 말 그대로 동전을 많이 얻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총 두 명인데 선택지 또한 총 두 개다. 하나는 ‘협력’, 하나는 ‘배신’으로 협력을 하게 되면 내 동전 하나를 잃고 상대방에게 동전 3개를 주게 된다. 하지만 배신을 선택한 경우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게 된다. 만약 상대방이 협력을 하고 내가 배신을 하게 된다면 상대방은 동전 1개를 잃고 나는 동전 3개를 얻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서로 ‘협력’을 하게 되면 둘 다 동전 2개를 얻을 수 있다. 이 게임을 통해 확실해 진 것은 ‘항상 협력하는 사람’은 게임의 무리 사이에서 한 명이라도 배신하는 사람이 있다면, 항상 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항상 배신한 사람이 이기는 것은 아니다. 이 게임의 라운드가 더해져 갈수록, 한 마디로 장기전이 될수록 서로의 수를 따라하는 그러니까 ‘기브 앤 테이크’가 항상 이기게 된다. 나는 이것이야 말로 현재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법칙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전동화

 

한 번 생각해보자. 이 사회에서 나에게 항상 기브만 해주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면 나는 당연히 무언가를 그 사람에게 해주고 싶고 보답해주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생각보다 더 팍팍하다. 계속 들어오는 기브에 당연히 사람들의 마음속에선 욕심이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 사람은 계속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게 되는 순간 욕심은 끝없이 늘어난다. 가난한 사람이 음식이 생기면 돈을 바라게 되고, 이미 많은 돈을 가지고 있음에도 부조리가 늘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 이 기브만 하는 사람은 파멸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얻는 것이 없는데 어떻게 더 나아갈 수 있을까? 결국 책에서 했던 이야기는 장기적으로가 아닌 단기적으로 봤을 때에 사람들의 신뢰와 평판을 얻게 되는 걸로 그치게 된다는 거다. 솔직히 우리가 자신의 많을 돈을 굳이 기부 하는 사람들을 보고 ‘아~ 멋있네~’하고 생각할 뿐이지 ‘나도 저렇게 기부해야 겠다!’하고 결심을 하진 않지 않는가? 오히려 자신이 그럴 형편이 못 되는 데에도 기부를 하는 사람을 보고 우리는 ‘자기 자신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하고 욕을 할 수도 있다. 그게 바로 현실이다.

결국 성공을 위해서는 어느정도 적정선이 필요하다. 기브를 기반으로 두고 있어도 자신이 얻는 것은 제대로 계산을 해야 한다는 소리다. 물론 나는 ‘기브 앤 기브’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것도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따뜻한 마음이고 그 마음이 또 다른 사람에게 ‘기브’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장기적인 사람의 일생이다. 기브만 해선 남는 게 없다. 여태 17년을 살아온 내 경험 또한 그렇게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착한 아이’가 되지 말라는 것이 아닌 ‘관대하면서도 자신을 챙길 줄 아는 아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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