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판업계의 ‘현주소’
국내 출판업계의 ‘현주소’

국내 출판업계의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현재 출판업계는 전반적으로 과도기로 볼 수 있으며 총체적 난국인 상태다. 비교적 출판 규모 자체는 세계적으로 준수한 편이라지만 그럼에도 다양한 사회적 문제로 독서 인구 자체가 줄면서 전망이 어두운 현주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만 19세 이상 성인 6000명과 초등학생(4학년 이상) 및 중·고등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국민 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종이책 연간 독서율은 52.1%, 독서량은 6.1권으로 2017년에 비해 각각 7.8%포인트, 2.2권 줄었다. 종이책 독서율과 독서량은 줄었지만 전자책으로 보는 비중은 늘어났다. 성인의 전자책 독서율은 16.5%로 2017년보다 2.4%포인트 증가했다. 초·중·고교 학생의 경우 종이책 독서율은 90.7%, 독서량은 32.4권으로 2017년에 비해 독서율은 1.0%포인트 감소했으나 독서량은 3.8권 늘어났다. 최근 오디오북 제작 확대 추세에 맞춰 처음으로 오디오북 독서율도 조사됐다. 성인은 3.5%, 초·중·고교 학생은 평균 18.7%로 나타났다.

성인들이 독서하기 어려운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요인은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 이용’(29.1%)이었다. 2017년까지 ‘시간이 없어서’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지만, 유튜브·넷플릭스 등 디지털 매체 이용 다변화가 독서율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이 드러났다. 학생은 ‘학교나 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2017년에 이어 가장 많았다.

지역 한 대학 교수는 “어린이 나이대 읽는 책은 주로 동화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용 출판업은 그나마 살만하다”면서도 “청소년 나이대부터 주로 책을 안읽는다. 대학입시를 위해 활동해야 하는 스펙, 내신, 수능 경쟁이 시간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장르소설, 웹소설, 라이트 노벨 정도. 한국 판타지 소설로 대표되는 장르소설 업계는 웹소설 시장의 성장과 함께 다시 부활한 상황이며 2018년에 들어선 웹소설 시장 전체 규모가 국내 주요 25개 출판사의 총매출을 추월하기도 했다. 비교적 가벼운 내용의 책들은 팔리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매년 떨어지는 독서율 원인에 대해 환경적인 요인을 꼽는다. 지역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남자는 군대가 있다. 취업하면 대한민국의 노동 시간은 굉장히 많은 수준이다. 당연히 책을 읽을 시간도 없다. 그러니 자연스레 독서 인구는 다 빠져나간다. 최종적으로 출판업계가 망하게 되는 수순”이라며 “아직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 된다. 근데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는 장르가 편중됐다는 것이다. 잘 나가는 출판사는 대부분 문제집 전문 출판사”라고 지적했다. 강선영 기자 ksy@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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