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3일은 독서 증진과 출판 장려, 저작권 보호 촉진을 목적으로 유엔이 지정한 세계 기념일, 책의 날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슬기로운 집콕생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책을 읽으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책 속에는 삶의 지혜와 미래를 위한 노하우가 적혀 있습니다. 저희 ‘뉴스앤북’은 2020년 책의 날을 맞아 명사들이 책으로 얻은 관심사를 독자와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사람은 인생의 모든 경험을 직접 할 수 없다. 책은 저자의 생산물이다. 독자는 그 생산물을 직접 경험하거나 상상하지 않고도 쉽게 체득할 수 있지만 저자는 그것을 생산해내기 위해서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이게 된다. 책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작가의 경험과 상상 그리고 지식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통찰력은 내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물에 의한 경험과 지식도 우리에게 통찰력을 길러주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똑같은 내용의 책을 읽어도 각자의 환경과 경험에 의해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고 상상력의 지혜를 넓혀 주기도하기 때문에 책의 가치가 드라마나 영화 보다 훨씬 더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예전에는 타인을 깊이 이해할 필요 없이 주어진 도리를 따라 행동하는 유교적 사회였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많은 사람들이 협력하며 살아가고 그 속에서 우리는 상호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알아야한다. 그러기에 책은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한 “공감하는 마음”을 길러주기도 한다.."

 

2. 굳어지는 독서율 저하, ‘책 읽는 문화’ 정착을 위한 과제는? 

"결론부터 말하면 어릴 적부터 책 읽는 습관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과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예를 들어 거실의 tv를 없애고 책장을 만든 후 부모와 함께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도 공공도서관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OECD 국가 중에서 독서율이 가장 높은 스웨덴의 경우 공공도서관의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생들에게는 학교도서관이 그런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일반 시민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많지 않다. 시민들이 마음껏 책을 빌려 볼 수 있는 공공도서관이 필요하다. 도서관이 단순히 책만 읽는 경직된 공간이 아니라 지역공동체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활동의 중심이 되고 주민자치를 실현하는 공간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3. 전국 곳곳에 독립서점이 뿌리내리고 있다. 대전(18곳)과 세종충남을 비롯해 지역마다 독립서점이 운영되고 있지만 지자체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과 독립서점이 함께 발전하기 위한 묘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독립서점은 큰 유통에 의지하는 대형 서점과는 다르게 서점 주인의 취향이 반영되는 서점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책도 인터넷 판매 비율이 50%가 넘어가면서 이대로라면 대형서점을 제외한 서점들이 가야할 길은 폐점밖에 남지 않는게 현실이다. 다행히도 대전시는 작년 10월 창업, 경영개선,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대전광역시 지역서점 활성화 조례”를 제정해 지원에 나섰다. 다만 사람들을 서점으로 이끌 수 있게 자치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색과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권한, 재정지원 등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자치구에서는 앞으로 도서 구입 시 수의계약 범위 내 지역서점 이용, 관내 대형서점과 협의해 포인트 적립 시 지역, 독립서점과 같이 사용이 가능하게 하거나 지역행사, 축제와 연계한 홍보기회 제공 등을 꾸준히 검토,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대전시 구성원 모두가 협력해 개선해야할 사항이라 생각한다. 꾸준한 관심으로 서점의 상생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

 

4. 추천하고픈 ‘내 인생 최고의 책’은?

" 감명 깊게 읽은 책 임상옥이라는 조선 후기 무역상인의 이야기를 담은 최인호의 '상도'이다. 조선 최고의 거상이었던 임상옥은 계영배(술을 7부 넘치게 따르면 술이 없어진다.)를 곁에 두고 과유불급의 이치를 되새겼다. 장사가 아니더라도 모든 일이 그렇다. 미래에 대한 포부도 좋지만 현실에 충실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욕심을 경계하며 균형을 지키는 삶 속에서 가정과 인간관계가 화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추천한다."

전우용·강선영 기자 ksy@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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