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골라주는 여자] 재미에 살고 죽는 시대, 재앙인가 축복인가?
[책 골라주는 여자] 재미에 살고 죽는 시대, 재앙인가 축복인가?

 

닐 포스트먼은 20세기 후반 미국의 사회비평과 교육 분야 및 커뮤니케이션 이론가로서 가장 중요한 인물에 속하며, 그의 사상은 이해하기 쉬울 뿐 아니라 실제적이기에 전세계에 걸쳐 많은 추종자를 낳았다. 

그는 감화력이 큰 존경 받는 스승이었으며, 40년이 넘도록 뉴욕대에서 교수로 봉직하며 명망 높은 미디어 생태학 이론을 정립하기도 했다.

초중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가 주로 가졌던 관심영역은 미디어와 교육의 관계였다. 그는 미디어 포화상태의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메시지를 30여 년 넘게 지속적으로 전달했으며, 미디어 아이콘들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갖기를 조언했다. 텔레비전을 비롯한 영상매체가 엄청난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그의 경고 메시지를 인터넷 시대인 오늘날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에 최근 굿인포메이션은 스마트폰, TV 등 미디어 홍수시대를 논평한 ‘죽도록 즐기기’ 리커버 개정판을 출간했다.

스마트폰 시대인 요즘은 손가락 하나로 안 되는 것 없고, 말보다는 문자가 오늘 하루 대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놀 거리가 천지빼까리다. 책의 제목처럼 ‘죽도록 즐기기’ 딱 좋은 세상이다.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는 미디어 세상의 즐길 거리는 인터넷을 타고 하루가 채 가기도 전에 온 세상의 즐길 거리가 된다. 나라와 민족의 경계마저 허물어뜨린 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사람들은 새로운 소통도구와 문화를 그저 즐길 뿐 그것의 속성과 정체성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20여년 전 예측했던 허상 속 삶이 지금, 우리에게 펼쳐져 있다.

이 책은 영혼이 잠식되지 않도록 정신 단단히 붙들어 매고 있으라 충고한다. 그것도 미디어의 시작인 TV가 막 발달하기 시작하던 1985년에 말이다. 미디어 비평의 대가 닐 포스트먼의 기념비적 역작인 이 책은 뉴미디어시대를 예견한 매체 비평서이자 성찰없는 미디어 세대를 위한 예언자적 메시지이다.

또한 21세기 가장 의미심장한 문화적 사실(활자시대의 쇠퇴와 텔레비전 시대의 부상)에 대한 탐구와 탄식이다. 우리를 포위하고 있는 매체 생태 환경의 허상을 제거해 줄 뿐만 아니라 매체의 실체를 파악하도록 안내한다.  강선영 기자 ksy@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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