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고전 작품 ‘페스트’가 관심을 받고 있다. 재난과 관련된 영화와 함께 문학 작품이 덩달아 회자되고 있는 모양새다.

30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페스트는 20여 종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 1일부터 최근까지 4000부 이상이 팔리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20배 많았다. 갑작스럽게 시민들이 코로나19와 관련돼 바이러스 문학 작품을 찾아보고 있는 거다. 그중 민음사의 페스트는 지난달 넷째 주 베스트셀러(교보문고)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갑작스런 페스트의 인기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와 비슷한 사례인 1347년~1352년 유럽 전역에서 인구 절반의 목숨을 앗아간 위협적 페스트 전염병에 대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 ‘감기’가 인기를 끄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 페스트를 읽은 전경민(31) 씨는 “현 비상시국과 비슷한 사례의 작품들을 자연스럽게 찾아보게 된다”면서 “과거 전염병 관련해선 어떻게 대처했는지,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궁금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페스트 소설은 1947년 출간됐지만 전염병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는 세기가 바뀐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출판업계의 평이다. 쥐로부터 시작된 페스트는 코로나19의 숙주인 박쥐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페스트 발병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가 피해를 키운 방역 당국의 모습은 코로나19 발병을 축소·은폐하는 데 급급했던 중국 우한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 게 사실이다.

시민 김 모(50) 씨는 “아무래도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우리가 전염병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를 알게끔 한다”며 “과거의 역사는 곧 올바른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하는만큼 많은 이들이 다시금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지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출판업계 한 관계자는 “경제 불황 속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러니하게도 전염병 관련 도서 판매량은 급증하고 있다”면서 “고전작품 속엔 많은 시사점이 담겨 있다. 많은 시민들이 서적을 통해 현 시대상에 궁금해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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