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문구가 생기면 바로 달려올 수 있는 곳, 떠오르는 영감을 표현할 새로운 재료와 문구에 주저 없이 도전하고, 모르는 것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곳. 무엇보다도 모듈러는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곳이다. 여행 중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달려가보자."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조차 망설여지는 요즘,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를 내어 봐도 괜찮다고 말하는 책이 있다. 
'나의 문구 여행기'는 여느 20대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학자금 대출, 아르바이트, 진로 고민 등으로 치열한 일상을 보내던 작가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문구를 보러 불쑥 떠난 ‘문구 여행’의 기록을 옮긴 것이다. 

그녀가 이 여행을 다녀온 뒤 시작한 ‘아날로그 키퍼’는 문구인들이 이른바 ‘덕질’한다는 문구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 책에는 작가의 인생을 흔든 문구 여행기는 물론, ‘아날로그 키퍼’가 탄생하던 순간, 문방구 주인이 된 이후에 떠난 한층 더 무르익은 문구 탐구의 기록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은 흔해빠진 성공기도, 낭만적인 여행기도 아니다. 진로를 고민하고 미래를 불안해하는 현실적인 여행기이자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으려는 자기 대화가 가득한 에세이다. 작가는 여행 내내 끊임없이 불안과 초조함에 시달린다. 저만치 앞서가는 것 같은 친구들을 보는 마음, 취업을 앞두고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난 자신에 대한 불확신,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지 고뇌한 기록들이 솔직히 담겨있다. 오늘날의 청춘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들이 가득하다.

작가는 문구 여행을 하면서 문구를 너무나 좋아하는 자신을 깨닫고,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인정할 용기를 낸다. 그리고 한때는 부끄럽고 누군가는 한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여겼던, 문방구 주인이 되겠다는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을 뗀다. 말하자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수 있는 용기를 낸 것이다. 작가는 그런 자신의 여행을 ‘좋아하는 것을 어디까지 좋아할 수 있는지 실험한 여행’이라고 정의한다. 강선영 기자 ksy@newsnbook.com

-문연경의 '나의 문구 여행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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