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김용옥 저

임재만 편집위원

글/임재만 ( 「유성여자는 왜 예쁠까?」의 저자, 대전 유성구청 편집위원)

고교시절 아침에 등교를 하면 10분간 참선 하는 시간이 있었다. 또 일주일에 한번은 불교 시간이 있어서 스님의 법문을 들었다. 그때는 그 시간이 왜 그렇게 졸리던지. 조는 모습을 보고 스님은 교탁을 치시며 ‘불심이 부족해서~’라고 꾸짖었다. 어쨌든 찬불가도 부르고, 반야심경도 읽고, 주말 법회에도 가고, 그런 기억이 있다.

책 소개하면서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해 불편할 수 있지만, 필자는 그렇게 불교와 친숙하게 지내면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이후 성인이 되고 30년 넘게 종교와 무관한 삶을 살아왔는데, 최근에 큰 감동을 받은 책이 있다. 바로 ‘스무 살 반야심경에 미치다-김용옥’.

책은 첫 장을 넘기면 거침없이 읽게 된다. 평소 관심사여서인지는 몰라도 한 장 한 장이 재미있다. 잘 쓴 책은 단숨에 읽는다는 말이 있듯이 이 책도 읽기 시작하면 손에 들고 다니며 쉬엄쉬엄 읽어도 이틀이면 끝난다. 이론적 부분과 개인적인 일화가 섞여있어 지루하지 않고 쉽게 불교에 대해 기본적인 개념을 알 수 있어 교양서적으로서도 가치 있다.

책은 1부 한국불교를 말한다. 서산대사와 경허 선사, 영규대사 이야기가 나온다. 2부 대승불교란 무엇인지 말해준다. 어렵게만 생각되는 소승과 대승의 차이점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3부 이 책의 핵심인 반야심경. 반야심경이라는 경전을 번역하고 해설해놓았다.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이 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반야의 지혜이다. 지나친 형식 계율에서 벗어나 지혜로 무장하자는 것. 그 지혜의 경전이 반야경인데, 그 엄청남 반야경의 모든 진리가 260자로 축약되어 있다. 그래서 심경이다. 그 반야의 지혜를 도울 선생님이 스무 살 때 만났다는 것이다. 종교의 본질, 한국 불교의 성격과 흐름, 한국 불교는 선불교가 아니라 통불교라는 것, 조선 불교의 선사상은 반야의 지혜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 그 모든 반야경의 핵심을 아주 쉽게 이 책에 옮겨놓았다.

요즘 정치권 뉴스에서는 진보 보수 나누어 볼썽사납게 싸우고, 때로는 이념에 따라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 하고. 이런 낡은 정치이념도 버려야할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런 이념에서 벗어나 반야의 지혜 위에 우리의 지식을 얹어 놓고 남북통일도 이루고, 미래의 주역인 우리 젊은이들의 진로도 개척해나갈 수 있게 도와 주어야한다고 말한다. 또 반야의 지혜를 통해 내 삶을 진지하게 반추해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호소한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5천년 역사 속에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모든 국난을 극복해왔다. 어려운 시국에 반야심경 끝자락을 독경해본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보리 사바하’

‘건너간 자여 건너간 자여! 피안에 건너간 자여! 피안에 완전히 도달한 자여! 깨달음이여! 평안하소서!’

저작권자 © 뉴스앤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