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호숫가의 손수 지은 오두막에서 자연주의자의 삶을 살다가 고향 마을로 돌아온 소로우 앞에 한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세속적인 삶에 환멸을 느끼고 영적인 길을 모색하던 신학자 해리슨 블레이크가 쓴 편지였다.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편지는 소로우가 생을 마칠 때까지 13년 동안 계속 되었다.

두 사람이 편지를 주고 받기 시작하던 1848년 봄, 소로우는 31살이었고 블레이크는 32살이었다. 그리하여두 사람은 소로우가 세상을 떠날때까지 모두 50통의 편지를 주고 받게 된다.

첫번째 편지를 쓴날로부터 42년이 흐른 뒤 블레이크는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말했다.

“내가 나의 동시대민들을 위해 한 가장 훌륭한 일은 대부분의 경우 그렇듯이, 나 자신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것이었다. 소로우라는 이름이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시대에 나는 누구보다 먼저 그의 위대성을 알아보고 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에게 ‘자신의 삶을 표현할 기회’를 주었다”

육체의 배고픔과 목마름을 해결하는 데는 우리는 얼마나 즉각적인가? 그리고 정신의 배고픔과 갈증을 충족시키는 데는 얼마나 게으른가? 너무도 현실적인 종족인 우리는 얼굴을 붉히지 않고서는 차마 ‘영혼’이라는 단어를 사용할수도 없다고 소로우는 말한다. 자연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전생애에 걸쳐 삶의 진리를 추구한 소로우였다.

한 편지의 일부내용을 담아봤다.

소로우가 블레이크에게

자신이 믿는 올바른 삶을 추구하고 그것에 다가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끊임없이 노력하십시오. 마치 개가 자신의 주인을 따르듯 자신이사랑하는 일을 하십시오. 자신이 원하는 뼈가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아내십시오. 그것을 파고들고 묻어두었다가 다시 파내고 또 다시 파고 드십시오. 너무 도덕적이 되지 마십시오. 그렇게 하면 삶의 많은 부분에 있어서 자신을 속이게 될 것입니다. 도덕적인 것 이상의 목표를 가지십시오. 그저 좋은 사람이 되지는 마십시오. 무언가를 위해서 좋은 일을 하십시오. 모든 우화에는 교훈이 들어 있지만 순진한 이들의 이야기 자체만 즐길 뿐입니다. 당신과 빛 사이를 그 무엇도 가로막게 하지 마십시오. 

블레이크는 말했다.

“때로 나는 그의 편지들을 다시 읽어보곤 한다. 몇 번을 읽어도 싫증나지 않는 그의 글들을 읽고 있으면 전에 몰랐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기도 하고 전보다 더 강력한 가르침을 얻기도 한다. 어떤 의미에서 그 편지들을 아직 개봉되지 않았고 내게 도착하지 못했으며 어쩌면내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완전히 도착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편지들을 그 안에 담긴 진정한 가르침을 온전히 이해할수 있는 사람에게 부쳐진 것이므로.”

소유 지향적인 삶과 존재 중심적인 삶,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정란 기자 jungran@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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