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도서] 왜 그 아이들은 한국을 떠나지 않을 수 없었나

 

한국은 대표적 해외입양 국가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부터 지금까지 70여 년 동안 무려 20만 명 아이가 해외로 입양됐다. 이 땅에 남은 가족은 100만 명을 헤아린다.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불편한 진실 중 하나다.

미국 보스턴 칼리지 역사학과 부교수로서 특히 인종, 성별, 혈연과 관련해 미국 역사의 이민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저자는 이번에 국제 입양의 한국적 기원을 담은 책을 펴냈다. 한국전쟁 후 미국으로 입양된 아동은 무려 11만 명에 달한다. 다시 말해 미국은 한국의 주요 입양 국가다.

여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들 해외입양은 한국전쟁 기간과 이후의 한미 관계라는 특수 역학 관계에서 탄생했다. 한국 해외입양의 역사를 정면으로 다룬 이 책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알지 못했거나 애써 외면하려 힌 해외입양에 관한 발자취를 숨김없이 드러낸다.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아동 송출의 민낯이다.

저자는 서문에 "한국에서 해외입양이 어떻게, 왜 시작됐고, 미국 사회와 한국사회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해외입양이 어떤 도움이 됐는지를 미국인과 한국인 모두 이해해야 한다"면서 "과거뿐 아니라 현재에도 진행 중인 아동 수출, 이른바 해외입양은 '한국인이란 어떤 의미인지' 등의 질문에 관한 대답을 생각하게 한다"고 썼다.

뿌리의집 펴냄. 4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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