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마다 쌀이 동났고, 쌀값은 날이면 날마다 치솟기 시작했다. 한 달 사이에 세 배로 오르다가, 두 달 사이에 여덟 배로 뛰어올랐다. 쌀을 창고에서 잠을 재울수록 돈은 불어나고 있었다. (중략) 네댓 달 만에 100배를 넘어섰고, 반년이 지나면서 150배가 됐다.”

조정래 소설가가 펴낸 태맥산맥 소설 내용의 일부다. 일부 상인들이 쌀 사재기에 나서면서 쌀값이 폭등했다는 것이다. 매점매석의 폐해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로 전국이 공포감에 휩싸이면서 또다시 매점매석을 행하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까지 뚜렷한 백신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이 유일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예방책으로 나오면서 마스크 대란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릴 것 없이 ‘마스크 품절’ 딱지가 붙는 이유다.

대전 대덕구 한 주부 김 모(31) 씨는 “최근 온라인을 통해 마스크를 구입하려 했지만 모두 품절이 돼 끝내 구매하지 못했다”며 “편의점, 약국, 마트 등 수십 곳을 돌아다니고서야 겨우 구입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3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CU는 물량 부족으로 지난 30일부터 마스크 아홉 개 품목의 가맹점 발주 수량을 제한했고 GS25의 경우엔 열흘 분량의 판매분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7일 편의점 CU에에선 마스크 판매량이 전월보다 10.4배 급증했고 GS25는 설 연휴 기간 마스크 매출이 전년보다 413% 증가했다.

마스크 사재기에 정부도 칼을 빼들었다. 보건당국은 마스크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제조업체와 비상대응 체계를 구축, 운영 중이라고 최근 밝혔다. 24시간 공장을 가동해 하루 1000만 개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전체 제조사의 마스크 제조량은 현재 약 3110만 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부처가 120명으로 구성된 범정부 단속반을 편성해 불공정 거래 행위 등 시장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해 단속 중이다.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폭리 등 시장 교란 의심 업체, 도매상 등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행위가 적발될 경우 2년 이하 징역, 5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엄중히 처벌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중국에 대한 마스크 지원 등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은 이어지고 있다. 대전 내 한 대학교 재학생은 “현재 국내에서 또한 마스크가 부족해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에 중국에 대한 지원보단 국민들의 생활 안전부터 신경써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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