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사진= 네이버 제공)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사진= 네이버 제공)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퀸스칼리지에서 의학 학위를 받고 미국에서 신경과 전문의로 일했으며 컬럼비아대학에서 신경정신과 임상 교수를 지낸 올리버 색스의 작품이다.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경증 환자부터 현실과 완전히 격리될 정도로 중증의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들까지, 올리버 색스가 엄밀히 관찰하고 따뜻하게 써낸 ‘우리와는 조금 다른’ 사람들의 독특한 임상 기록을 담은 책이다.

올리버 색스가 실제로 만난 환자들 가운데 가장 기괴하고 슬프고 감동적인 24가지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한 기록을 보면 왼쪽 다리가 불편하다는 한 환자가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왔다가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다. 그는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떴고 자신의 침대에 웬 시체 다리가 있는 걸 발견했다.

누군가가 자신의 몸에 시체의 다리를 붙여놨다는 생각에 환자는 시체 다리를 때리며 소리를 질렀다. 알고보니 이 환자는 자신의 다리를 시체 다리라고 착각한 것이었다.

'이행'이란 제목이 달린 3부에서는 한 살인자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살인자는 발작으로 인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오히려 누군가를 죽이려는 의도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가다 차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하면서 갑자기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이 누군가를 살해한 당시의 기억이 끊임없이 살아나자 이 남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두 번이나 실패했다.

이 남자는 치료를 받으면서 점차 상태가 좋아졌다. 젊은 나이와 정원 손질을 하는 취미 역시 호전에 도움이 됐다. 정원을 손질하며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대상이 있던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한편, 누구보다 앞선 시선을 가졌던 작가의 목소리가 오늘의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해질 수 있는게 저자의 목적이다.

해당 도서는 전문 분야의 지식을 대중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사회의 의식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수 기자 gustn1416@newsn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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