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작가가 이상문학상을 거부하며 자신의 SNS에 올린 글 / 사진출처=김금희 작가 트위터
김금희 작가가 이상문학상을 거부하며 자신의 SNS에 올린 글 / 사진출처=김금희 작가 트위터

이상문학상이 사상 처음 수상 거부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작가 일부가 저작권 양도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수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상문학상 수상자 발표는 전격 연기됐다.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사는 당초 6일 오후 12시로 예정한 대상 및 우수상(후보작) 수상자와 수상작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 김금희·최은영·이기호 작가가 계약서 상에 명시된 ‘단편 저작권을 출판사 측에 3년간 양도하고 작가 개인 단편집에 실을 때도 표제작으로 내세울 수 없다’는 조항을 문제 삼고 나선 탓이다.

김 작가는 최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수정요구를 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표제작으로는 쓰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내가 왜 그런 양해를 구하고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작가와 함께 수상자로 선정된 이 작가도 자신의 SNS에 “우수상이라는데 3년 동안 저작권 양도 이야기를 하길래 가볍게 거절했다”며 “비단 이 문제 뿐만 아니라 작가의 권리가 특정 회사나 개인에 의해 침해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비판했다.

문학사상사는 이상문학상 대상작과 대상 후보작인 우수상 작품을 모아 매년 1월 수상 작품집을 발행하고 있는데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들이 해당 작품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하고 작가의 단편집에 싣더라도 표제작으로 쓸 수 없다는 조항을 문제 삼은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문학사상사 측은 “여러 출판사에서 수상작이라고 홍보하며 동시에 책이 출간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며 “수상 후 1년이 지나면 자유롭게 출판할 수 있도록 해왔으며 작가의 저작권을 제한한 적은 없었고 오랜 관행대로 진행하다 보니 계약서상 표현이 오해를 일으켰던 것 같은데 소통을 통해 계약서를 재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상문학상은 요절한 천재 작가 이상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77년 문학사상사가 제정했다.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시상하며 수상작과 후보작을 매년 초 ‘이상문학상 작품집’이라는 작품집을 통해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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